전체 글 250

위기의 낮과 밤 순환, 위장의 비움, 오타이산

1. 《황제내경》으로 보는 낮과 밤의 기운 순환① 《영추(靈樞)·위기행도(衛氣行度)》 원문 및 해석[원문] 故衛氣之行也, 晝日行於陽, 夜行於陰, 故平旦陰盡而陽氣出於目, 循頭面下行... 陽盡於陰, 故陽氣入於陰, 行于五臟.[해석] 그러므로 위기의 운행은 낮에는 양분(체표)을 돌고 밤에는 음분(내부)으로 들어간다. 그러므로 새벽에 밤의 기운이 다하고 양기가 눈에서 나와 머리와 얼굴을 따라 아래로 행하며... 양의 기운이 다하여 음으로 들어가므로, 양기는 음으로 들어가 오장을 순환한다.낮에는 위기가 체표와 양분을 돌며 활동을 돕고, 밤이 되면 내부로 들어가 오장을 자양함.② 《영추(靈樞)·구문(口問)》 (불면의 원인) 원문 및 해석[원문] 黃帝曰: 人之不眠者, 何氣使然? 岐伯曰: 衛氣不得入於陰, 常留於陽. 留於..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박완서

정월 초사흘만 지나면 할머니 어머니들은 세배 손님 치르기에서 어느 정도 해방된다. 비로소 어머니들의 나들이할 차례가 돌아온 것이다. 어머니들이 제일 먼저 가는 나들이는 무당집 나들이였다. 혼자 가는 게 아니라 동네 아낙네들이 거의 함께 몰켜서 간다. 정초에 가는 무꾸리를 샛무꾸리라고 했는데 아마 새해 무꾸리의 준말일 것이다. 개성엔 무당집과 무당들이 받드는 제신(諸神)이 함께 모여 사는 덕물산이라는 무속의 본산(本山)이 있다. 그 덕물산으로 무꾸리를 가는 것이다. 지금도 눈에 선하다. 무명에 분홍, 옥색, 남색 등 소박한 빛깔의 물을 들여 솜을 둥덩산처럼 둔 바지저고리 설빔을 한 아녀석들이 얼어붙은 논바닥에서 팽이를 치는 황량한 겨울 들판을 가로질러, 무꾸리 가는 흰옷 입은 아낙네들의 모습이. 내..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박완서

쫓기던 흉악범들은 드디어 자살로써 끝을 맺었다. 자기만 죽은 게 아니라 어린 자식들과 부인까지 쏘아 죽이고 죽었기에 그들이 저지른 범죄의 잔혹성과 함께 최후의 비정(非情)함에 다시 한번 몸서리를 치게 된다. 끔찍한 일이었다. 생생한 현지 보도가 생명이라는 텔레비전 뉴스는 친절하게도 이 무참한 주검들을 구경거리로 만들어 생생하게 보여 주었다. 이미 뼈만 남은 이정수(李正洙) 씨의 주검까지도. 도대체 텔레비전이 구경거리로 만들 수 없는 게 뭐가 있을까. 누구나의 공통적인 개탄은 ‘인명 경시 풍조’그러고 나서 뛰어든 사회생활에서 범인이 설마 처음부터 범행으로 생계를 유지하려 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열심히 일하려 해도 일자리가 없었든지, 변변히 배운 것도 없겠다, 아무리 죽도록 일해 봤댔자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

카테고리 없음 2026.06.23

<농담에 진심>, 곽민지

그러던 어느 일요일 9시, 늦은 저녁을 먹으면서 틀어둔 〈개그콘서트〉를 보다가 오랜만에 아무 생각 없이 깔깔 웃었다. 이렇게 웃어본 게 언제지 싶을 만큼 웃었다. 그러고는 한때 국민 출근송으로 불렸던 이태선밴드의 엔딩 음악이 연주되면 월요병 걸린 직장인처럼 마음이 주저앉았다. 그리고 그 상태로 또 학교에 가서 일요일 저녁 9시만 기다렸다. 일주일에 TV는 한 시간, 〈개그콘서트〉만 봤다. 그러면 또 깔깔대고 웃고는 다시 학교에서 왕따의 자아로 돌아가길 반복하는 방식으로 그 지옥을 버텼다. 그래서 나는 웃음을, 예능을 가장 숭고하게 여겼다. 직장인이 된 후 토요일의 〈무한도전〉으로 출근일을 버티며 살아가다가 완전히 예능 작가로 전업했다. 예능 작가가 되고 난 후 알게 된 사실은 많은 사람이 예능 작가를 ..

에너지 버스(20주년 기념 특별판)>, 존 고든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세상이 온통 한통속이 돼서 나를 괴롭히지 못해 안달이야!’ 혹은 ‘이 정도 사건도 없으면 재미없지!’ 당신은 당신의 인생을 선택할 수 있어요. 안 그런가요?” “글쎄요, 모르겠어요.” 조지가 자조 섞인 어투로 말을 이었다. “언제나 내가 아닌 주변 사람들이 나 대신 결정권을 쥐고 있는 것 같아요. 내가 내 인생을 사는 것 같지가 않다고요. 정부에서 세금 내라니까 세금 내고, 직장에서는 상사가 주리를 틀어대는 대로 따라야 하고, 집에 오면 아내가 이래라저래라 하고……. 먹고 살자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죠. 이렇게나 많은 의무와 책임이 저를 옭아매고 있어 옴짝달싹할 수도 없는데, 제가 뭘 선택할 수 있겠어요? 살아 있기는커녕 매일매..

카테고리 없음 2026.06.22

소타이 기본 동작 6가지

각 동작을 준비하려면 다리를 허리 너비로 벌리고 스키를 탈 때처럼 엄지발가락 쪽으로 체중을 실으세요.각 동작을 시작하기 전에 숨을 빠르게 들이마시세요. 동작을 하는 동안에는 천천히 숨을 내쉬세요. 무리하지 마세요.이 동작을 하루에 두 번(아침, 저녁) 연습하세요. 모든 동작을 할 시간이 없을 때는 최소한 3, 4, 5번 동작이라도 하세요.from NAJOM 23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박완서

고향을 산골이라고 느낀 것은 도시에 와 보고 나서이지 어려서는 사람 사는 데는 다 그런 줄 알았다. 우리 마을뿐 아니라 고개 너머 이웃 마을도 다 산자락에 안겨 있었다. 우리는 우리 마을을 삼태기처럼 얼싸안고 있는 산을 그냥 뒷동산이라고 불렀다. 마을마다 뒷동산이 있었으니까 그건 고유 명사가 아니었다. 고개는 아무리 낮은 고개도 이름이 있었는데 동산엔 이름이 없었다. 산과 들의 경계는 분명하지 않았다. 호수가 20호가 될까 말까 한 작은 마을이었는데 아랫말 윗말로 나누어져 있었다. 윗말은 산에 바싹 붙어서 울타리 밖이 바로 산이었다. 우리 집은 아랫말이었는데 산기슭을 따라 반달 모양으로 드문드문 인가가 산재한 윗말보다 지대가 낮고 인가의 배열도 드문드문하고 불규칙했다. 윗말과 아랫말 사이엔 동산이 치마폭..

카테고리 없음 2026.05.22

[식물 재배와 한의학] 보리 뿌리의 구린내로 보는 위장·대장의 습(Dampness) 치료법

식물을 키우다 보면 뜻밖의 건강 원리를 깨닫게 될 때가 있습니다. 최근 보리를 심고 물 관리를 하던 중, 뿌리 밑에서 시큼하고 매운 구린내가 나는 현상을 경험했습니다.이 현상을 한의학적 병리 기전(Damp-Heat/Toxic Damp)과 연결해 보니, 우리 몸의 위장병과 대장 질환을 치료하는 '비움'의 원리와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자연과 인체가 공유하는 기막힌 치유의 이치를 정리해 드립니다.1. 썩은 뿌리의 매운 냄새 = 습(Damp)이 열(Heat)과 독(Toxic)으로 변한 상태보리 키울 때 물갈이가 제때 되지 않아 바닥에 고인 물은 한의학에서 정체된 ‘습(Dampness)’으로 봅니다. 습이 소통되지 못하고 고여 있으면 기機(에너지 흐름)가 막히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카테고리 없음 2026.05.18

인생의 오후에도 축제는 벌어진다

자신을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되 비굴해지지 않기. 가장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직접 겪은 뒤로, 내게는 이제 두려운 것이 없어졌습니다. 늙는 것도, 쇠약해지는 것도, 죽음조차도 더 이상 두렵지 않습니다. 헤아릴 수 없는 섭리 속에서 유한한 생명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뼛속 깊이 새겨졌습니다.세상에는 관심이 바깥으로 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안으로 파고드는 사람도 있다. 선생님은 이렇게 썼다. “인간은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끼기 위해, 영혼과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선생님의 저서를 통해 알게 된 ‘집합적 무의식’이라는 말에도 강하게 끌렸다. 내가 떠올린 이미지는 이렇다. 누구나 마음속에 아주 가느다란 끈이 하나 있다. 그 끈을 따라가다 보면 인류가 함께 품은 어떤 생각에 닿고, 더 깊이..

잣죽

자주 하는 부드러운 음식 중 또 하나가 잣죽인데 가장 쉬우면서도 며칠은 두고 먹어도 괜찮으며 아침밥 먹기 전에 먹으면 입맛이 도는 데다 자주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잣이 몸에 좋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잣죽을 먹으면 아침잠이 덜 깨어 침침하던 눈이 반짝 떠지는 걸 진짜로 경험하고는 즐겨 하게 되었다. 불려놓은 쌀과 함께 잣을 거의 동량으로 넣어 믹서에 갈면 된다. 물은 쌀의 다섯 배쯤 넣으면 된다. 믹서기에 간 것으로 죽을 끓이면 되는데 다 될 때까지 저어주는 게 중요하다. 하다 보면 쌀 덩어리가 뭉치는 순간이 있다. 나는 좁쌀처럼 된 쌀 알갱이가 익어서 투명해질 때까지만 끓인다. 너무 많이 갈아져서 풀처럼 된 것보다 쌀 알갱이가 부드럽게 씹히는 상태를 좋아한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 , 호원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