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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박완서 - 입 다물고 있어도 부담이 안 되는 친구라야 오래갔다

나는 친구를 사귀는 데 있어서도 열심히 수다를 떨지 않고 입 다물고 있어도 부담이 안 되는 친구라야 오래갔다.단짝이라든가 엎드러진다거나 하는 친구가 아주 없었던 건 아니지만 어느 시기만 되면 슬그머니 물러나고 말았는데, 싫증이 나서 그랬는지 싫증 날 것이 두려워서 미리 그랬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늘 붙어 다니고 청소 시간이 안 맞으면 기다렸다가라도 같이 가는 단짝 친구를 대개는 한두 명씩 가지고 있고, 만약 거기서 소외되면 상처 받는 게 여학교 때 으레 경험하는 교우 관곈데, 나는 혼자 다니는 데 더 익숙했다. 등굣길이나 하굣길에 별로 친하지 않은 친구가 앞에 가고 있으면 일부러 걸음을 늦춰서라도 같이 가기를 피했다.구속되기 싫었다. 남을 의식한다는 게 나에게는 일종의 구속감이었다.남한테 신경 쓰는 걸 ..

장병두 21 - 나무/바람 그리고 간 - 산에 다니는 사람들은 간이 튼튼해져

“식물이 자라는 데는 햇빛, 물, 흙이 다 필요하지만 바람이 아주 중요해요. 바람이 잘 통하지 않으면 식물도 잘 못 자라. 예부터 벼와 곡식을줄 맞추어 심는 것은 바람이 다닐 길을 만들어놓는 조상들의 지혜입니다. 우리 몸에서는 간과 쓸개가 목이야. 그래서 혈액이 원활하게 흘러야 이것들이 튼튼해.목은 글자만 봐도 알듯이, 땅 밑의 뿌리가 새싹을 틔워 올리는 기운이야. 봄에 새싹이 어때? 아주 푸르잖아. 그래서 간에는 뭐든 푸른색이좋지.간경화로 6개월짜리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사람이 왔어. 사기를 당해서 분노가 치밀어 오르니까 간덩이가 부은 거야. 그래 내가 약을 지어주고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산에 오르라고 했어. 왜냐하면 산에 가면 나무들이 울창하고 그 색깔이 짙은 청색이야. 매일 그 속에 있다 보..

[북한서적] 침뜸치료의 묘리, 지만석 1995 (2) - 제1절 음양의 개념과 속성

제 1장 침뜸치료를 위한 기초지식무슨일이든지 리론이 없는 맹목적인 행동은 효률이 낮으며 또 오래가지못한다. 리론으로 확고히 무장하여 원리를 깊이있게 알면 신념이 확고하게되고 무궁무진한 창조적 힘이 생긴다. 그와 마찬가지로 림상실천에서 치료효률을 높이자면 고려의학 기초리론을 현대적개념으로 알고있어야 한다.제1절 음양의 개념과 속성우주의 모든 사물과 현상은 대립성과 의존성이라는 방식으로 존재한다.고전적표상에 의하면 동적이고 밝고 덥고 뜨고 굳세고 빠른 성질을 가진것은양의 모임에, 정적이고 어둡고 차고 가라앉고 연하고 늦은 성질을 가진것은음의 모임에 소속시켜 자연계의 사물과 현상을 음과 양으로 분류하였다.그러나 이러한 고전적표상만으로서는 음양에 대한 개념과 그의 림상적의의를 원만히 알수 없다. 그러므로 현대과..

흡각요법의 창시자 강봉천선생님

흡각요법의 창시자 강봉천선생님하늘로부터 사람의 몸을 받아 태어나는 것도, 살아가면서 병을 얻는 것도 모두가 자연의 순리이다.그러므로 병이 존재하는 이상, 그 질병을 퇴치하는 법도 반드시 조물주가 마련해 두었을 것 이라고 나는 믿어 왔다. 20여 년 전, 허리의 중병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해 거동이 불가하던 나에게 영등포 성모병원은 추간판탈출증, 소위 디스크라고 하는 표현조차도 생소한 서양의학의 병명과 함께 치료가 불가하다는 판정을 받았을 때, 나는 이제 꼼짝없이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했었다.의사가 포기한 병을 무엇으로 어떻게 하랴? 참으로 난감한 생명이었고, 절망감이 뼈 속 깊이 사무치며 세월은 무심하게만 흘러갔다. 의사는 왜 나를 포기한다는 것이었을까? 조금만 움직여도 자지러질 듯 아파오는 이 통증의..

장병두 20 - 불 그리고 심장, 쑥은 따듯하게 하는 힘이

"불을 잘 보면 활활 타오른단 말이야. 불은 뜨겁고 화려하고 정열적이야. 그래서 정열적인 사람은 불의 기운이 세.몸에서 화기를 관리하는 것은 심장이거든. 심장의 기운은 얼굴에 나타나지. 그래서 심장이 튼튼하면 낯빛이 좋지만, 심장이 나쁘면 낯빛이어둡고 탁해, 환자가 들어오면 먼저 얼굴을 볼 거 아냐? 그때 핏기가 없고 해쓱하면 심장에 문제가 있구나 알아야지. 심장에 병이 있으면 정신이 어지러워서 허둥지둥 일을 그르치는 수가많아, 심장을 달래려면 쓴맛으로 다스리는 게 좋아. 쑥, 익모초, 고들빼기 같은 것들 말이야. 곡식으로는 불이니까 붉은 수수가 좋고, 우리가어렸을 적에 먹은 수수팥떡이 바로 심장 좋아지라는 조상의 지혜예요.특히 쑥은 따듯하게 하는 힘이 있어. 적당하게 뜸을 들이듯이 장복하면 냉한 여성에..

장병두 19 - 물 그리고 신장, 독이제거된 소금과 콩

“사람의 70퍼센트가 물이야. 그러니 물의 속성처럼 겸손해야지. 몸에서 물을 처리하는 장기는 신장과 방광이야. 자연에서는 물이 아래로흐르다가 결국 바다에 이르면 짠맛이 나는 소금이 만들어져, 그래서 소금은 물(水)의 장기인 신장과 방광을 튼튼하게 해요.신장이 약한 애들은 오줌을 잘 싸. 그러면 소금을 좀 먹여야 하는데, 예전에는 소금이 금값이야. 그래서 동네를 돌면서 소금을 얻어오게 하잖아, 창피를 주어서 다신 못 그러게 하는 면도 있지만, 오행상으로도 맞는이치야. 또 신장에 좋은 곡식으로는 신장이랑 비슷하게 생긴 검은콩이나 팥이있어요. 신장을 콩팥이라고 부르는 것도 바로 콩과 팥이 신장을 좋게 하기 때문이지요. 검은 콩은 날 것으로 먹을 수 없으니, 볶아서 조석으로공복에 5~6개씩 먹으면 신장에 좋아요..

<이순신과 임진왜란> 천험의 요새 조령(문경새재)

2. 첨험의 요새 조령(문경새재)조정에서는 왜란이 터지자 장군 이일(1538-1601)을 순변사로 삼아 군사를 소집토록 하였다. 그러나 병적에 기록되어 있는 병력은 3만 명 수준이었지만 막상 일이 닥쳐 동원된 병력은 노약자 등을 합쳐 300명에 불과했다. 이에 이일은 며칠간이나 출발을 늦추었고, 더 이상 출발을 지체할 수 없다고 보고는 상주로 내려갔다. 상주로 내려가는 도중에 모은 군사의 수는 모두 800여 명이었다. 이렇게 서둘러 상주로 내려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천험의 요새로 일컫는 조령을 사수하기 위해서였다. 왜군이 조령을 넘는다면 한성까지는 이렇다 할 험로가 없기 때문에 조선의 입장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조령만은 지켜내야 했던 것이다.그러나 급히 모집된 군대는 평소에 훈련 한 번 받은 적 없는..

[북한서적] 침뜸치료의 묘리, 지만석 1995 (1) - 머리말

침뜸치료의 묘리준박사 지만석의학과학출판사 1995 머리말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시였다.《고려의학은 우리 선조들이 창조하고 발전시켜온 민족의 귀중한 유산입니다 지 . 고려의학은 치료방법과 치료효과에 있어서 좋은 점이 많습니다.금 세계적으로 동방의 전통의학을 받아들이는것이 하나의 추세로 되고있습니다.>고려의학은 치료방법과 치료효과에 있어서 좋은 점이 많은것으로 하여발전된 현대의학이 존재하는 오늘에도 의연히 그 가치를 잃지 않고있는 우리민족의 귀중한 의학유산이다.그러므로 고려의학을 발전시키고 그 우수한 점들을 림상에 적극 받아들이는것은 현대의학의 부족점을 보충하며 오늘의 림상수준을 한계단 더 발전시킬수 있는 좋은 방도로 된다고 생각한다.솔직히 말하여 오늘의 림상실태를 허심하게 살펴보면..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박완서 - 영사를 먹인 날부터 내린 현이 열은 다시 오르지 않았다

현이가 기침을 몹시 하느라 애써 먹은 젖을 다 토하는 걸 보더니 벽장에서 호두를 두어 알 꺼내 할멈에게 내주며 호두기름을 내 먹이라고 했다. 할멈은 말없이 윗목에 있는 다듬잇돌 위에서 방망이로 호두를 깨트려 가지고 부엌으로 나갔다.무쇠솥에서 누르스름한 기장조를 넉넉히 얹은 밥이 구수한 냄새를 풍기며 뜸 들기 전에, 할멈은 작은 종지에다 잘게 부순 호두 속을 담아서 그 위에 얹었다. 밥이 다 된 후에 쪄 낸 호두를 베 보자기로 짜니까 작은 술로 한 숟갈쯤 되는 맑은 기름이 나왔다. 많이 해 본 솜씨였다. 한지를 비틀어 오므린 봉지 안엔 빨간 물감 같은 게 한 숟갈 가량 들어 있었다. 마님은 그중에서 꼭 귀이개로 하나 정도를 놋숟갈 위에다 덜어 냈다. 그렇게 점잖고 무뚝뚝한 마님이 그 약을 다루는 태도에 있..

장병두 18 - 지구의 정보도 한 인간 안에 다 담겨 있는 거지

"사람의 머리가 둥근 것은 태양의 상징이요, 발이 넓은 것은 땅의 상징이야. 그리고 인간의 두 눈은 사물을 보게 하므로 해[日]와 달[月]을 상징해. 사람의 눈은 해의 불과 달의 불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그래서 때로는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거야.거대한 산맥이 땅의 모양을 결정짓듯이 몸은 뼈로 인해 지탱되고, 강에 물이 흐르듯이 우리 몸에도 피가 흘러, 자연에 들(野)이 있듯이 인간에게는 피부가 있고, 산천초목이 있듯이 인간에게는 털이 있어. 이런 말을서양의학 하는 사람들에게 하면 무슨 헛소리냐고 할 테지만, 자연의 모든 이치가 인간 속에 담겨 있어. 인간의 유전정보가 작은 세포 하나에 다담겨 있다잖아? 마찬가지로 지구의 정보도 한 인간 안에 다 담겨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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